A씨는 경륜장에서 투표권 발매 일을 했습니다. 경륜이 열리는 시즌에는 일하고, 경기가 없는 겨울에는 쉬었다가 다음 시즌에 다시 계약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일을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물었더니 회사는 “매년 계약이 끝났고 겨울엔 일을 안 했으니 1년을 채운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대법원 2009다35040 판결(2011년 4월)의 사건 유형을 재구성한 예시입니다. 등장인물은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방학이나 비수기마다 쉬는 알바, 몇 달 단위로 계약서를 새로 쓰는 일자리에서 꼭 나오는 질문입니다. 퇴직금은 같은 사업장에서 1년 이상,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받는데, 중간에 공백이 있으면 1년이 끊기느냐는 것입니다. 법원의 답은 “공백의 길이보다 공백의 이유를 본다”입니다. 같은 몇 주 공백이어도 이어 붙인 판결이 있고 끊어 버린 판결이 있습니다.
예시 사건의 실제 결과 — 겨울 공백을 이어 붙였다
경륜장 투표 종사원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백을 이어 붙였습니다. 겨울에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는 업무 자체의 계절적 특성 때문에 생긴 공백이었고, 근로자가 일을 그만두려고 쉰 게 아니었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을 반복해서 맺은 경우 공백 기간이 전체 근로기간에 비해 길지 않고, 계절적 요인이나 방학, 대기·재충전처럼 그 기간에 일을 안 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근로관계는 계속된 것으로 본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A씨 사례는 시즌마다 계약서를 새로 썼어도 여러 해의 근무 기간을 합쳐 퇴직금을 계산하는 쪽으로 갑니다. 학원 강사가 다음 학기 강의를 준비하며 쉰 기간을 재충전 기간으로 보고 이어 붙인 판결(2004다29736), 건설 일용직이 2년 4개월 동안 일하며 중간에 2개월을 쉰 경우를 이어 붙인 판결(2021나324078)도 같은 줄기입니다.
공통점은 공백이 근로자 사정이 아니라 일의 성격이나 회사 사정으로 생겼고, 공백 전후에 같은 자리로 같은 조건에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2019년 대법원(2016두63705)은 여기에 판단 요소를 더 구체적으로 붙였습니다. 공백이 전체 기간에서 차지하는 비중, 공백이 생긴 경위, 공백 전후 업무와 근로조건이 비슷한지, 회사가 공백 동안 그 자리를 어떻게 채웠는지, 양쪽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함께 본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끊어 버린 경우 — 물류센터 일용직
물류센터에서 하루 단위로 일한 B씨의 경우는 결과가 반대였습니다. 직업소개업체를 통해 날마다 근로계약을 맺고 일했고, 일하는 날 사이에 쉬는 날이 섞여 있었습니다. 일한 날을 모으면 1년이 넘는다며 퇴직금을 요구한 근로자 6명의 사건에서, 1심(2023고단2031)과 2026년 2월 항소심(2025노1057)은 모두 퇴직금 요건이 없다고 봤습니다.
판단 근거는 이렇습니다. 계약이 그날 하루로 끝나고, 일당으로 받고, 계속 일한다는 조건이 없었으니 매일 계약이 새로 생기고 끝난 것으로 봤습니다. 회사는 2019년 12월부터 계약서에 “마지막 근로일로부터 7일 안에 새 계약을 맺지 않으면 근로관계가 끝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을 넣었고, 고용노동부도 이 조항의 효력을 인정하는 의견을 냈습니다. 7일이 넘게 쉰 시점마다 관계가 끊겼고, 끊긴 구간을 합쳐도 1년이 안 됐다는 결론입니다. 이 사건은 검사가 상고해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습니다.
다른 판결들도 끊어 버린 쪽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네 차례 계약을 따로 맺은 근로자(2020나5676)는 단절이 20일 정도로 짧았는데도 이어지지 않았고, 급식업체 세척 업무처럼 일한 기간보다 쉰 기간이 더 긴 경우(2021나92158), 7년 동안 강의했지만 중간에 1년을 쉰 시간강사(2022가단530907)도 끊긴 것으로 봤습니다. 공백이 근로자 사정이었거나, 매번 새로 뽑는 구조였거나, 공백이 일한 기간에 비해 너무 길었던 경우입니다.
| 구분 | 이어 붙인 판결 | 끊어 버린 판결 |
|---|---|---|
| 대표 사건 | 경륜장 투표 종사원 (2009다35040) | 물류센터 일용직 (2023고단2031 → 2025노1057) |
| 공백 이유 | 겨울 비시즌 — 업무의 계절성 | 매일 새로 선발, 계약은 하루 단위 |
| 공백 전후 | 같은 자리, 같은 조건으로 복귀 | 대체 인력이 많고 매번 근로 의사 확인 |
| 계약서 장치 | — | “7일 내 새 계약 없으면 종료” 조항 |
| 같은 쪽 다른 판결 | 학원강사 재충전(2004다29736), 건설 일용 2년4개월·공백 2개월(2021나324078) | 개인 사정 4차례 계약(2020나5676), 근로 < 단절(2021나92158), 시간강사 공백 1년(2022가단530907) |
내 알바는 어느 쪽인가 — 따져볼 다섯 가지
내 경우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2019년 대법원이 든 요소로 따져볼 수 있습니다. 먼저 쉰 이유입니다. 가게가 비수기라 문을 닫았거나 회사가 “다음 달에 다시 와 달라”고 해서 쉰 거라면 이어 붙는 쪽이고, 내가 시험 준비나 여행 때문에 그만뒀다가 다시 지원한 거라면 끊기는 쪽입니다. 다음은 공백의 비중입니다. 10개월 일하고 2개월 쉬는 것과 2개월 일하고 2개월 쉬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세 번째는 돌아왔을 때의 자리와 조건입니다. 같은 매장, 같은 업무, 같은 시급 체계로 돌아왔다면 이어 붙는 근거가 됩니다. 네 번째는 다시 뽑힌 방식입니다. 고용노동부는 계약이 끝난 뒤 공개경쟁으로 새로 채용 절차를 거쳐 다시 계약했다면 계속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장이 전화해서 “이번 시즌도 나와”라고 한 것과 공고를 보고 새로 지원한 건 다릅니다. 마지막은 양쪽의 인식입니다. 매년 당연히 다시 일하는 관행이 있었다면 “계속 근무할 거라는 기대”가 생긴 것으로 봅니다.
주 15시간도 같이 봐야 합니다. 1년을 채워도 4주 평균으로 주 15시간 미만이면 퇴직금 대상이 아닙니다. 쪼개기는 기간뿐 아니라 시간에서도 일어납니다. 근무표를 주 14시간으로 짜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경우는 실제로 일한 시간이 기준이라, 근무표보다 실제 출퇴근 기록이 중요합니다.
| 따져볼 것 | 이어 붙는 쪽 | 끊기는 쪽 |
|---|---|---|
| 쉰 이유 | 비수기·방학·회사 요청 | 내 사정으로 그만뒀다가 재지원 |
| 공백 비중 | 일한 기간에 비해 짧음 | 일한 기간보다 길거나 비슷 |
| 복귀 조건 | 같은 자리·업무·시급 체계 | 다른 업무, 새 조건 |
| 재채용 방식 | 사장이 다시 불러 줌, 관행적 재계약 | 공개 모집에 새로 지원 |
| 주당 시간 | 4주 평균 주 15시간 이상 | 주 15시간 미만 |
받을 수 있다면 얼마인가 — 계산과 기한
퇴직금은 계속근로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입니다. 평균임금은 그만두기 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 일수로 나눈 하루치 금액입니다. 공백이 이어 붙는 것으로 인정되면 각 계약 기간을 합쳐 근로 연수를 계산합니다. 공백 기간 자체가 근로 연수에 들어가느냐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되기도 해서, 일한 기간만 합쳐 계산하는 게 안전한 출발점입니다.
계산 구조를 보이기 위해 하루 평균임금이 8만 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설명용 가정치). 일한 기간을 합쳐 1년이면 8만 원 × 30일 = 240만 원, 2년 6개월이면 240만 원 × 2.5 = 600만 원입니다. 주 15시간을 겨우 넘는 알바라면 평균임금이 낮아 금액도 줄어들지만, 1년만 넘으면 요건 자체는 같습니다.
| 합산 근로기간 | 계산 (하루 평균임금 8만 원 가정) | 퇴직금 |
|---|---|---|
| 11개월 | 1년 미만 — 청구권 없음 | 0원 |
| 1년 | 8만 원 × 30일 × 1 | 240만 원 |
| 2년 6개월 | 8만 원 × 30일 × 2.5 | 600만 원 |
| 3년 | 8만 원 × 30일 × 3 | 720만 원 |
퇴직금은 그만둔 날부터 14일 안에 줘야 하고, 받을 권리는 3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회사가 “쪼갠 계약이라 안 된다”며 거절하면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넣을 수 있고, 진정 절차는 알바 임금 체불 진정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2026년 6월 보도처럼 근로자 쪽이 쪼개기를 증명해야 해서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진정 전에 아래 자료를 먼저 모아야 합니다.
지금 모아 둘 자료
이어 붙는 쪽이라는 걸 보여주는 자료는 대부분 휴대전화 안에 있습니다. 매 시즌 계약서나 근로계약 문자, 다시 나오라고 연락한 카카오톡, 공백 기간에 가게가 문을 닫았다는 공지, 급여 이체 내역(같은 회사 이름으로 들어온 기록), 출퇴근 기록 앱이나 근무표 사진입니다. 특히 “다음 시즌에도 나와 달라”는 사장의 연락은 계속 근무 기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증거입니다.
계약서에 “며칠 안에 새 계약이 없으면 종료” 같은 조항이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물류센터 사건처럼 이 조항이 있고 실제로 그 기간을 넘겨 쉬었다면 끊기는 쪽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그런 조항이 없고 회사가 공백 동안 내 자리를 비워 뒀다면 이어 붙는 근거가 됩니다. 수습 기간 급여나 계약 조건 문제는 수습 90% 글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정리하면, 공백이 있다고 퇴직금이 무조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비수기나 회사 사정으로 쉬었고 같은 자리로 돌아왔다면 이어 붙는 쪽이고, 내 사정으로 그만뒀다가 새로 지원했거나 하루 단위로 매번 새로 뽑히는 일이라면 끊기는 쪽입니다. 애매하다면 그만두기 전에 자료부터 모아 두는 게 순서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판결과 보도를 정리한 일반 정보이며 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계약 내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출처: 한국경제 2026.1.22 「1년 넘게 일한 일용직 근로자… 퇴직금 줘야 하나요?」(대법원 2009다35040·2016두63705 등 판례 정리) / 법무법인 율촌 리걸업데이트(수원지법 2025노1057) / 뉴시스 2025.9.6 「매년 10개월씩 계약하는 회사…퇴직금 받을 수 있나요?」 / 뉴시스 2026.6.13 「방학 때 쉰 조교에게 퇴직금 안 주는 대학원…처벌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