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그만두고 월급날이 지났는데 돈이 안 들어옵니다. 사장에게 문자를 보내면 답이 이렇게 옵니다. “다음 주에 정산할게”, “와서 얼굴 보고 받아가”, “앞치마 세탁해서 가져오면 줄게”.
노무 상담 게시판과 지식 문답에 올라오는 사연을 여러 건 읽어보면 이 세 종류의 말이 거의 그대로 반복됩니다. 금액은 70만 원, 100만 원, 한 달 치 정도가 많습니다. 소송을 걸기엔 작고 포기하기엔 큰 돈입니다.
이 글은 그 상황에서 무엇이 법적으로 의미가 있고 무엇이 그냥 말뿐인지, 신고는 어디에 어떻게 하는지, 그래도 못 받으면 나라가 대신 주는 제도까지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먼저 짚어둘 것 하나. 아래 내용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과 생활법령정보에 공개된 기준을 옮긴 것이고, 사례는 공개된 상담 게시판의 질문을 유형별로 묶은 것입니다. 개별 사안의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기다려 달라”가 신고 신호로 바뀌는 날짜
근로기준법 제36조는 근로자가 퇴직하면 사용자가 14일 이내에 임금을 비롯한 모든 금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당사자 합의로 미룰 수는 있지만, 사장이 일방적으로 “다음 달에”라고 하는 건 합의가 아닙니다.
이 14일이 기준선입니다. 그 전에는 사장이 정산 중이라고 해도 법 위반이 아니고, 그 뒤부터는 위반입니다. 노동청에 진정을 넣어도 14일이 지나야 실익이 있다는 상담 답변이 반복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후기 글에서 자주 보이는 흐름이 있습니다. “이번 달만 좀 기다려줘”로 시작해서 한 달이 두 달이 되고, 두 달이 석 달이 되는 흐름입니다. 기다린 기간만큼 사장이 갚기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기다린 기간만큼 근로자 쪽 대응이 늦어질 뿐입니다.
기다리는 동안 생활이 먼저 무너집니다. 2주 밀린 월급 때문에 교통비가 없어 출근이 어려웠다는 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는데, 이런 압박이 오히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주겠지”라는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기준을 날짜로 잡아두는 편이 낫습니다. 마지막 근무일에 14를 더한 날. 그날까지 입금이 없으면 그다음 날 진정을 넣는다고 미리 정해두면 사장의 말에 흔들릴 여지가 줄어듭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 해당이 안 된다는 말도 상담 게시판에 심심찮게 나오는데, 임금 지급과 퇴직 후 금품청산 규정은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식당이나 편의점처럼 작은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담 창구에 반복해서 올라오는 조건 세 가지
여러 상담 사례를 유형별로 묶어 보면 사장이 붙이는 조건은 대략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하나씩 실제 효력을 보겠습니다.
“와서 얼굴 보고 받아가.” 한 식당 알바 사례에서는 퇴직 의사를 문자로 밝힌 뒤 일주일간 답이 없다가 “예의가 없다”는 말과 함께 이 조건이 붙었습니다. 임금은 근로자가 받기 편한 방법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직접 오라는 요구는 지급 조건이 될 수 없고,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미지급이 정당화되지도 않습니다.
“물건 돌려주면 줄게.” 앞치마를 세탁해 오라거나, 매장 열쇠를 반납하라는 식입니다. 편의점에서 하루 일하고 열쇠를 갖고 있던 사례에서 변호사 답변은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열쇠 같은 회사 물품은 최대한 빨리 돌려주는 게 맞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임금은 무조건 지급되어야 한다. 두 문제를 엮는 건 사장 쪽 논리일 뿐입니다.
“다음 달에, 정산 끝나면.” 가장 많고 가장 오래 끕니다. 70만 원을 한 달 넘게 못 받은 사례에서 노무사들의 답은 한결같았습니다. 14일이 지났고 약속이 반복되기만 한다면 관할 노동청 진정으로 넘어가라는 것.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세 조건 모두 지급을 미룰 법적 근거가 아닙니다. 다만 회사 물품은 돌려주는 게 맞고, 그건 임금과 별개로 처리하면 됩니다.
하나 더. 사장이 이런 조건을 문자로 보냈다면 그 문자를 지우지 마세요. 나중에 지급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 자료가 됩니다.
근로계약서를 안 썼어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담 사례 중 상당수가 근로계약서 없이 일한 경우입니다. 구두로 시급을 정하고 바로 일을 시작한 뒤, 문제가 생기니 “계약서도 없는데 무슨 월급이냐”는 말을 듣는 식입니다.
거꾸로입니다. 근로계약서 작성은 사용자의 의무이고, 하루를 일했어도 써야 합니다. 안 쓴 책임은 사장에게 있고 그 자체가 벌칙 대상입니다. 계약서가 없다고 근로 사실이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대신 일한 사실과 조건을 근로자가 보여줘야 합니다. 상담에서 반복해서 제시되는 자료는 이런 것들입니다.
| 입증 자료 | 무엇을 보여주나 | 어디서 구하나 |
|---|---|---|
| 채용 문자·메신저 대화 | 시급, 근무시간, 출근일 약속 | 본인 휴대폰 |
| 출퇴근 기록 | 실제 근무 일수와 시간 | 출근 앱 캡처, 교통카드 내역, 위치 기록 |
| 급여 입금 내역 | 이전 달까지 지급된 금액과 주기 | 통장 거래내역 |
| 근무 중 사진·CCTV | 근무 사실 | 매장 사진, 유니폼 착용 사진 |
| 함께 일한 동료 | 근무 사실 확인 | 연락처 확보 |
| 사장의 미지급 관련 문자 | 지급 의사 없음 정황 | 본인 휴대폰 |
편의점 하루 근무 사례처럼 근무 기간이 극단적으로 짧아도 청구는 가능합니다. 새벽 4시부터 오후 5시까지 13시간을 일하고 교대자가 안 와서 더 있었던 경우였는데, 답변은 근무 시간 전부에 대해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휴수당이나 야간·연장 가산이 붙는 구조는 단기알바 시작 전 확인할 것에 정리돼 있고, 시급 자체가 최저임금에 미달했다면 최저임금 기준과 대조해 미달분까지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진정은 이렇게 넣습니다
신고는 사업장 소재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하고,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온라인으로 진정서를 낼 수 있습니다. 방문 없이 됩니다. 진정과 고소가 있는데, 처음에는 진정으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진정은 돈을 받게 해달라는 요청이고, 고소는 처벌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이 진정인과 사장 양쪽에 출석을 요구해 조사합니다. 이 단계에서 사장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기 글에서는 시정지시가 나간 뒤 2주 안에 밀린 석 달 치가 입금됐다는 기술이 있습니다. 위반이 확인되면 감독관이 시정지시를 내리고, 그래도 안 주면 형사입건해 검찰로 넘깁니다.
| 단계 | 무엇이 일어나나 | 기간 |
|---|---|---|
| 진정 접수 | 노동포털 온라인 또는 관할 노동관서 방문 | — |
| 조사 | 근로감독관이 양측 출석 요구, 자료 확인 | 접수 후 25일 이내 (연장 가능) |
| 시정지시 | 위반 확인 시 사장에게 지급 지시 | 조사 결과에 따라 |
| 형사입건·송치 | 시정지시 불이행 시 검찰 송치 | — |
| 벌칙 |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 — |
처리기간은 접수일부터 25일이고 연장될 수 있습니다. 사장이 출석에 안 나오거나 자료를 안 내면 늘어납니다. 그 사이에 사장이 “취하하면 주겠다”고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돈이 실제로 들어온 뒤에 취하하는 순서를 지키는 게 안전합니다.
진정서에는 사업장 이름과 주소, 사장 이름과 연락처, 본인 근무 기간, 약속된 시급과 청구 금액, 지급 약속일과 실제 미지급 경위를 적습니다. 사업자등록번호를 모르면 매장 영수증이나 간판 사진으로 대신할 수 있고, 감독관이 조회합니다.
진정을 넣을 때 청구 금액을 정확히 계산해 두면 조사가 빨라집니다. 시급 곱하기 시간에 주휴수당, 가산수당을 더한 액수를 표로 만들어 첨부하면 감독관이 사장 측 주장과 대조하기 쉽습니다.
사장이 끝까지 안 주면 — 나라가 대신 주는 제도
진정으로 위반이 확인됐는데도 사장이 돈이 없다거나 버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쓰는 것이 간이대지급금입니다. 정부가 체불액 일부를 먼저 지급하고 사장에게 구상하는 구조입니다.
| 구분 | 지급 범위 | 상한 | 신청 기한 |
|---|---|---|---|
| 퇴직자 | 최종 3개월분 임금 + 최종 3년분 퇴직급여 중 체불액 | 1,000만 원 | 퇴직일 다음날부터 진정 1년 이내 (소송은 2년) |
| 재직자 | 최종 3개월분 임금 중 체불액 | 700만 원 | 마지막 체불 발생일부터 진정 1년 이내 (소송은 2년) |
알바 체불은 대개 한두 달 치라 상한 안에 들어옵니다. 다만 후기 글에서 “신청 기한을 놓쳤다”는 언급이 나오듯, 기한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정을 1년 안에 넣어야 이 제도를 쓸 수 있습니다.
체불 당시 최종 3개월 월평균임금이 400만 원 미만이면 무료 법률구조 대상입니다. 소송비용과 변호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 알바 체불은 사실상 대부분 여기에 해당합니다.
퇴직자가 못 받은 임금에는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2025년 10월부터 시행된 개정으로 재직 중 체불에도 적용된다고 안내되고 있는데, 시행 이후 발생분부터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후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지연이자는 안 줬고 나중에 따로 청구해야 했다”는 부분입니다. 원금이 들어왔다고 끝이 아닙니다.
그만둔 뒤 다음 일자리까지 공백이 길어진다면 실업급여 조건도 함께 보시는 게 좋습니다. 체불과는 별개 제도입니다.
놓치기 쉬운 기한 셋
여기까지 오면 절차 자체는 어렵지 않다는 걸 아셨을 겁니다. 실제로 일이 틀어지는 건 절차가 아니라 기한입니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9조입니다. 3년이 지나면 청구 자체가 막힙니다. 그리고 상담에서 강조되는 것 하나. 노동청 진정만으로는 이 시효가 멈추지 않습니다. 진정은 행정 절차라서, 시효를 중단시키려면 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민사 조치가 따로 필요합니다.
대지급금은 진정 기준 1년입니다. 진정을 미루면 사장이 버틸 때 쓸 마지막 카드가 사라집니다.
지연이자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원금을 받은 뒤 별도로 청구해야 하고, 이걸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후기에 그대로 나옵니다.
이 세 기한은 전부 근로자가 움직여야 돌아갑니다. 사장이 챙겨주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상담 게시판의 사연들은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기다린 사람은 더 기다리게 됐고, 날짜를 정해 움직인 사람은 몇 주 안에 받았습니다. 기다림은 사장에게만 유리합니다.





